아틀라스 혜성(3I/ATLAS)은 2025년 7월 1일에 발견된 세 번째 성간 천체입니다. 정식 명칭은 C/2025 N1 (ATLAS)이며, “3I”는 세 번째 성간 천체(third Interstellar object)를 의미합니다.
이 혜성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다른 별 주변에서 태어나 70억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을 우주를 떠돌다가 우리 태양계를 방문한 진짜 외계 손님이기 때문입니다. 마치 수십억 년 전 우리은하 어딘가에서 보낸 편지가 지금에야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이죠.
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진 “더러운 눈덩이”라고도 불리는데, 태양에 가까워지면 표면의 얼음이 승화하면서 아름다운 꼬리를 만들어냅니다. 3I/ATLAS도 이미 희미한 코마(혜성 머리 주변의 밝은 구름)와 꼬리를 보여주고 있어서 진짜 혜성임이 확인되었습니다.
2025년 7월 1일, 칠레 리오 우르타도(Río Hurtado)에 있는 ATLAS(Asteroid Terrestrial-impact Last Alert System) 망원경이 뭔가 이상한 천체를 포착했습니다. 처음에는 임시 명칭 ‘A11pl3Z’로 불렸던 이 천체는 너무 빨라서 일반적인 소행성이나 혜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.
천문학자들이 궤도를 계산해보니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. 이 천체는 태양의 중력에 묶여있지 않은 쌍곡선 궤도를 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. 쉽게 말해서, 우리 태양계를 한 번 스쳐 지나가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외부 방문자였던 거죠.
재미있는 것은 발견 이후 과거 자료를 뒤져보니 이미 6월 14일부터 여러 망원경이 이 혜성을 촬영했었다는 사실입니다. 츠비키 일시 시설(Zwicky Transient Facility)과 아마추어 천문학자 샘 딘(Sam Deen)의 관측 자료에서도 발견되었죠.
하지만 왜 더 일찍 발견되지 않았을까요? 3I/ATLAS가 은하 중심의 밀집된 별들 앞을 지나고 있어서 구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. 마치 밤하늘의 별들 사이에 숨어있던 보물을 찾아낸 것 같네요!
2017년에 발견된 오우무아무아(‘Oumuamua)는 인류가 처음 확인한 성간 천체였습니다. 하와이어로 “멀리서 온 첫 번째 메신저”라는 뜻이죠. 하지만 이 친구는 좀 수상했습니다.
- 길이 240m, 폭 40m의 시가 모양
- 혜성 활동 없음 (꼬리나 코마 없음)
- 중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속 현상
2019년에 발견된 보리소프 혜성(2I/Borisov)은 러시아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겐나디 보리소프(Gennady Borisov)가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발견했습니다.
- 직경 1km 미만
- 명확한 혜성 활동 (꼬리와 코마 존재)
- 궤도 이심률 3.4
이번에 발견된 3I/ATLAS는 이전 두 천체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줍니다.
3I/ATLAS의 궤도는 정말 극단적입니다. 궤도 이심률이 6.15라는 것은 지금까지 관측된 모든 천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.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설명해드릴게요.
우리가 아는 혜성들의 이심률은 대부분 1 이하입니다. 1을 넘으면 쌍곡선 궤도가 되어 태양계를 벗어나게 되죠. 3I/ATLAS는 6.15라는 엄청난 수치로, 정말 빠른 속도로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고 있습니다.
현재 위치 (2025년 7월): 태양으로부터 약 6억 7천만km 떨어진 목성 궤도 근처
주요 일정:
- 2025년 10월 2일: 화성에 최접근 (2,900만km 거리)
- 2025년 10월 29일: 근일점 통과 (태양으로부터 2억 300만km)
- 2025년 12월 19일: 지구에 최접근 (2억 7천만km 거리)
- 2026년 3월 16일: 목성 근처 통과 (5,240만km 거리)
3I/ATLAS의 실제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. 왜냐하면 혜성 활동으로 인한 코마가 핵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죠. 현재 추정치는 직경 9-20km 정도인데, 이는 이전 성간 방문자들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.
혜성의 꼬리는 이미 최소 25,000km 길이로 확인되었고,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밝고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.
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이 귀한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고 총동원되고 있습니다. 허블 우주망원경(Hubble Space Telescope)도 2025년 7월 21일 관측을 예정하고 있고, 이 관측 데이터는 즉시 공개되어 전 세계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.
유럽우주청(ESA)의 근지구천체조정센터(NEOCC)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적 관측을 진행하고 있으며, 전 세계 31개 관측소에서 이미 122개의 관측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.
안타깝게도 3I/ATLAS는 현재 겉보기등급 18등급 정도로 매우 어둡습니다. 아마추어용 작은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어려운 상태죠. 하지만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밝아질 가능성이 있어서, 10월 경에는 11등급까지 밝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.
남반구에서 관측 조건이 더 좋으며, 뱀자리(Serpens)와 궁수자리(Sagittarius) 경계 지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.
3I/ATLAS의 가장 놀라운 점은 추정 연령입니다. 옥스퍼드 대학교의 매튜 홉킨스(Matthew Hopkins) 연구팀에 따르면, 이 혜성은 약 70억년 전에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. 우리 태양계(45억년)보다 무려 25억년이나 더 오래된 거죠!
이는 은하의 두꺼운 원반(thick disk) 지역의 오래된 별 주변에서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. 마치 우리 은하의 고대 역사를 간직한 살아있는 화석을 만난 것 같습니다.
연구진들은 3I/ATLAS가 물 얼음이 풍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.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이 얼음이 승화하여 수증기를 방출할 텐데, 이를 분광 분석하면 혜성의 화학 조성을 알 수 있습니다.
성간 천체들은 다른 별 주변에서 형성된 행성계의 “건축 재료”들입니다. 이들을 연구하면 우리 태양계 밖에서 어떤 조건으로 행성들이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죠.
특히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. 웨슬리안 대학교의 메러디스 휴즈(Meredith Hughes) 교수는 “행성소체들은 외계행성의 구성 요소이므로, 생명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”고 말했습니다.
유럽우주청의 혜성 인터셉터(Comet Interceptor) 임무가 2029년 발사 예정입니다. 이 임무는 태양-지구 라그랑주 점 L2에서 대기하다가 적절한 혜성이나 성간 천체가 나타나면 즉시 접근하여 근접 관측을 수행할 계획입니다.
비록 3I/ATLAS는 너무 빨라서 이 임무의 대상이 되기 어렵지만, 미래에 발견될 성간 방문자들을 위한 준비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.